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조선왕조실록'에 3,000번 이상 언급됐고, 공자 맹자 주자와 함께 큰 선생님을 뜻하는 '자(子)'가 붙어 성현으로 존숭됐던 학자가 바로 '노론'의 태두 우암 송시열이다.
살아서 최고의 권력을 누렸고, 죽어서는 유학자로서 최고 영광인 성균관 문묘에 공자와 함께 배향된 조선 후기 최고의 학자이자 정치가이다.
미스터리는 그가 사약을 받고 죽었다는 점이다. 역모가 아니면 사형시킨 예가 없을 정도로 대신을 우대한 조선에서 말이다.
'죄인들의 수괴' 라는 애매한 죄명이었다. 극단적인 찬사 이면에는 그를 향한 증오와 저주의 역사가 드리우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당쟁이었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김영사 발행) 는 조선시대 최고의 논란 인물인 송시열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여전히 송시열을 성인으로 추앙하는 전통 속에서 송시열 신화의 가면을 벗겨내며 그가 살았던 시대의 파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
송시열이 살았던 시대는 조선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 시대였다.
농업생산력이 향상되면서 부농이 등장하고 상공업이 발달하기 시작했지만, 사농공상으로 서열화된 조선의 신분질서는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수 없었다.
오히려, 더욱 완고하게 사대부 계급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나아갔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예학으로 흐른 송시열의 주자학이었다.
예컨데 예송논쟁은 신권 강화를 통해 양반 지주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송시열 등의 서인과 군주권 강화를 통해 농민의 이익을 보장하려는 남인의 대립이었다며 사대부와 자기 당파의 이익에만 매몰됐던 당시 송시열을 비판한다.
결국 시대착오적인 소중화(小中華)란 명분론에 집착한 송시열의 주자학은 개인적 비극일뿐 아니라, 조선전체의 비극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역사의 수수께끼'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 등을 쓴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사 발행. 1만900원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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