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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대 '닫힌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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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대 '닫힌 발상'

입력
200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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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가 일본어교육과 신설을 요청한 데 대해 교육부가 이를 반려,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한 대학의 학과 이야기가 관심을 끈 이유는 6월 서울대와 도쿄대 총장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일을 대표하는 두 대학이 서로 일본학과 한국학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언 이후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서울대는 왜 일본학이 우리에게 절실한 지를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언어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지역학 개념의 일본학을 하겠다고 하면 꼭 무슨 학과를 만들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문 사회대 또는 대학원 과정의 국제지역원 쪽에 관련 강좌 등을 개설하고 연구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를 일본어교사를 육성하는 사대 일본어교육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맥을 잘못 짚는 것이다.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서울대가 도쿄대보다 먼저 일본학과를 설치하는 것은 민족적 자존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 것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1994년도 본고사가 부활된 입시에서 서울대는 제2외국에 과목에서 일본어를 제외해 많은 반발을 았다.

당시 교무처장은 그 이유를 "일본어는 쉽기 때문에 변별력이 없고, 학술어가 아니며, 도쿄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가 일본어를 받을 수 없다"고 강변한 기억이 새삼스럽다.

일본학은 도쿄대와의 교류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할 일이 아니다. 한국일 일본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일본이 한국을 알아야 할 이유보다 훨씬 많다. 서울대가 6년전 90년대식 인식에서 썩 달라지니 않은것 같아 안타깝다.

/이광일 사회부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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