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조사부(곽무근·郭茂根 부장검사)는 7일 이번 사건이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48·구속)씨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47·구속)씨가 공모한 대출사기극이며, 불법대출 과정에 외압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검찰은 이에 따라 8일 신씨와 박씨, 에스이테크 대표 민백홍씨, 관악지점 전 대리 김영민(36)씨 4명을 구속기소, R사 대표 이원선(여)씨와 관악지점 전 대리 조모씨를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1차 수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결과 정·관계 및 은행 고위층 인사가 불법대출 과정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동안 의혹을 받아온 이수길(李洙吉·55) 부행장의 경우 신씨와의 전화통화 및 본점 감사팀에 대한 지시 등 이 사건에 일부 개입한 흔적은 있으나 외압과는 무관해 무혐의 처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가 박지원(朴智元) 문광부장관과 평소 친분이 있었던데다 이 부행장이 박 장관 및 박씨와 직접 접촉해왔던 점으로 미뤄 은행 내·외부 인사들의 개입 의혹은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검찰 조사결과 신씨는 지난해 3월 관악지점장으로 부임한 직후 자금난에 빠져있던 아크월드에 100여억원이 대출된 사실을 알고 이를 조기회수하려 했으나, 직원들이 박씨를 ‘실세장관 조카’라며 특별대우하는 것을 보고 아크월드의 경영을 정상화시킨 뒤 대출금을 회수키로 마음을 바꿔 아크월드 등 3개사에 466억원을 불법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본점 감사팀이 지난 1월과 4월 관악지점 감사에서 과다대출 징후를 포착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검사실 일부 관계자를 징계토록 관련 감독기관에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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