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3명의 유엔 구호요원과 1명의 외국인이 6일 서티모르에서 친 인도네시아 민병대 폭도들에 의해 살해된 후 모든 구호요원들을 긴급 철수시켰다.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사무소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 고등판무관은 수백 명의 폭도 민병대들이 아탐부아 국경 마을을 습격해 유엔 구호사무소와 다른 건물 등에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려 모든 구호요원들이 철수한다고 말했다.
서티모르의 수도 쿠팡에는 7일 인도주의 단체들이 철수를 위해 속속 모여들고 있다고 구호 기구들은 전했다.
각각 미국과 에티오피아, 크로아티아 국적으로 밝혀진 3구의 유엔 구호요원의 시체는 불에 탄 채 아탐부아 UNHCR 건물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의 외국인은 한 호텔에서 끌려나와 불태워 졌다고 유엔의 한 관리가 말했다.
이번 난동 사태는 흉기로 무장한 수백 명의 민병대가 마을 외곽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민병대 지도자 올리비오 멘도사 모루크의 장례식을 치르다가 UNHCR과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실을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UNHCR은 4대의 유엔 헬기가 아탐부아로 날아가 54명의 구호요원들을 태운 후 동티모르 수도인 딜리로 안전하게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아탐부아에는 UNHCR과 IOM을 포함해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비정부기구 등이 사무실을 두고 있다.
사다코 고등판무관은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서티모르에서 구호 요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깊은 유감을 표시했으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인도네시아가 이같은 행동을 중단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반면, 동티모르는 지난해 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해 현재 유엔이 관할하고 있다. 친인도네시아 민병대는 동티모르 독립 이후 준동하기 시작, 유엔 평화유지군과 최근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해 동티모르의 폭력사태를 피해온 10만 여명의 난민들에 대한 구호활동을 펴고 있는 UNHCR은 동티모르의 독립을 반대하는 민병대 폭도들이 수개월에 걸쳐 유엔 요원들과 건물을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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