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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컴백한 흑인영웅 '샤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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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컴백한 흑인영웅 '샤프트'

입력
200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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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프트'는 1971년 고든 팍스 감독이 액션 스릴러물이다. 뉴욕의 전설적인 경찰 샤프트가 할렘가의 마피아를 소탕하는 내용이다.흑인 영웅을 그린 영화로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흑인의 정체성을 독특한 시각으로 다룬 '보이스 앤 후드'를 만들었던 존 싱글턴 감독이 29년만에 다시 이 작품에 도전했다.

존 싱글턴의 '샤프트(Any Question)'는 원작의 리처드 라운드트리라는 걸출한 주연을 지적인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바뀐 것은 주인공 뿐이 아니다. 배경, 사건의 전개 역시 조금씩 달라졌지만,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샤프트의 성격이다.

그는 동료인 카르멘의 아들을 괴롭히는 동네 조무라기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팬다. 그리고는 총을 들이대고 말한다. "앞으로 그 애와는 아는 척도 하지 마라. 내가 누구라고 했지"

막무가내다. 이제 미국의 흑인 영웅은 더 이상 점잖을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

체면을 가장하면서 백인적인 정서에 호소하려 하기 보다는 거칠고도 야성적인 면모,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흑인 영웅'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잇는 것이다.

'샤프트'에서 그려지는 뉴욕은 하층 인간들의 집결지이다. 경찰은 매수되고, 법은 무기력하며, 암흑가는 히스페닉계가 차지하고 있다.

골칫거리 대학생 월터 웨이드(크리스천 베일)은 사소한 시비로 흑인 학생을 죽이고 목격자까지 매수한다. 샤프트는 수사를 통해 결국 그를 구속한다.

그러나 월터는 아버지 덕에 보석으로 풀려나 히스패닉 깡패를 동원해 증인을 죽이려 한다. 믿을만한 동료는 없다.

동료들은 매수되어 정보를 팔아 넘겨 샤프트가 오히려 경찰에서 ~i겨나고 만다. 이제 그의 곁에는 뒷골목 출신의 경찰 동료인 카르멘(바네사 윌리엄스)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에서 철학적인 킬러를 연기한 이후 샤무앨 잭슨은 주로 지적인 흑인이나 백인의 조력자 역을 맡아왔다.

'다이 하드3'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돕는 역이 대표적이다. 이전 영화에서의 후광 효과를 입은 탓인지 때론 규칙을 어기는 그의 야생마 같은 액션 연기조차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그는 경찰의 윤리가 아닌 자신의 철학을 믿는, 독립적인 흑인 영웅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만들어 간다. 하지만 흑인 영웅이 우리 관객에게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 지는 의문이다. 9일 개봉. 오락성 ★★★☆ 작품성 ★★☆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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