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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이직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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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이직률 급증

입력
200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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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의 재능있는 젊은 외교관들이 돈과 힘이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전통적인 외교 업무가 매력을 상실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현상은 세계를 주무르는 미국 국무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음을 말해준다.뉴욕타임스는 5일 “국무부가 인력충원 경쟁에서 투자은행이나 닷컴기업들에 뒤지고 있고, 재무부나 상무부에도 밀리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미-러 정상회담보다 더 역동적으로 바뀐 새로운 시대에 국무부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 인사 담당 마크 그로스만씨는 “1992년, 1993년에 국무부에 들어온 외교관들중 한 그룹의 이직률은 32%에 달하고, 또다른 한 그룹의 이직률은 23%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직률은 예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

국무부 젊은 외교관들의 고민은 2년전 국무부가 의뢰한 맥킨지사의 컨설팅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외교관들은 사기업에 비해 관료사회의 승진이 매우 느린데 대해 좌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과 상사들의 고지식한 업무처리방식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돈도 중요한 요인이다. 대 이란, 리비아 정책을 다루다 최근 골드만 삭스사로 이직한 피터 E. 베이스씨는 “세계 번영의 열쇠인 금융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지식을 얻고 싶었다”며 “돈의 차이가 산술적이라면 참을 수 있지만 기하급수적이라면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국무부의 위상 추락과 재미없는 업무도 이직의 한 원인이다. “런던주재 미 대사관의 경우 직원의 20%만이 국무부 직원이고 대부분은 마약국이나 연방수사국(FBI)등 다른 부처 직원들로 국무부의 일은 이들에 비해 역동적이지 않다”는 것이 외교관들의 공통된 말이다.

국제관계를 전공한 대학졸업생들도 국무부보다는 재무부나 상무부, 세계은행이나 다른 비정부기구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 콜럼비아대 해리먼연구소 소장 마크 L 폰 하겐 소장은 “이같은 현상은 외교정책에서 국무부의 역할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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