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30년만에 정상에 복귀했다.성균관대는 6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2000험멜코리아배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에서 대회 돌풍의 주역 경일대를 3-2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성균관대는 70년 우승이후 이 대회서 꼭30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성균관대는 전반 15분과 27분 이정운과 강민호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고 후반 26분 이정운이 또다시 쐐기골을 터트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일대는 후반 3분과 42분 최인석과 곽완섭이 잇딴 헤딩골을 터트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성균관대의 이정운은 득점왕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팀은 승패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서 눈물의 투혼을 발휘, 대학축구의 판도를 흔들어 놓아 화제를 모았다. 2년전까지만 해도 전국대회 예선탈락을 거듭했던 성균관대는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과 열악한 학교지원에도 불구,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호들을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87년 전국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하향세를 보인 성균관대는 지난 2년간 학교의 구조조정으로 축구팀이 해체직전까지 가는 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값진 우승을 연출했다.
경일대의 결승진출도 감동적이었다. 2년전만해도 고교 강팀과의 연습경기서 연패했던 경일대는 홍석민감독이 부임한 뒤 이색선수들을 모아 팀을 재건했다.
스위퍼 이복근(19)은 동북고 출신의 재능있는 선수였으나 성격이 괴팍해 모든 대학팀들이 팀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한 케이스. 또 결승진출까지 6골을 넣은 윤상혁(23)은 지난해 안동대 축구부가 해체된 뒤 어려운 편입시험을 통해 학교를 옮겨왔다.
미드필더 박한석은 프로팀 부산 대우에서 활약하다 거꾸로 대학에 입학한 경우고 GK 김재율(20)은 원래 스토퍼였지만 팀에 GK가 없어 홍감독의 권유로 짧은 기간 지옥훈련을 받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그야말로 선수단은 '외인구단'인 셈.
하지만 경일대의 '외인구단' 신화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 올해 7명이 졸업, 내년에는 단지 15명의 부원으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나 2년뒤엔 선수충원계획이 없어 11명의 주전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때문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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