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도시바(東芝) 등 일본 반도체업체의 설비투자 총액이 금년도에 처음으로 1조엔을 넘어설 것이 확실해 졌다.NEC가 5일 당초 계획보다 300억엔 늘어난 2,300억엔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을 비롯, 5대 업체가 잇따라 투자 계획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투자계획은 도시바 1,700억엔, 히타치(日立) 2,040억엔, 후지쓰(富士通) 2,000억엔, 미쓰비시(三菱) 1,500억엔 등으로 전년도보다 77.7%나 늘어난 9,540억엔 규모에 달한다.
1995년의 8,860억엔을 이미 넘어 선 사상 최고액이며 각사가 추가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간단히 1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경쟁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1996~1998년도 격감을 거듭한 일본의 반도체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정보기술(IT)붐을 타고 컴퓨터와 휴대폰 등의 수요가 폭증, 각사의 수익이 크게 개선된 것이 배경이다.
특히 올들어 DRAM이나 플래시메모리 등 범용품을 물론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를 비롯한 고급품의 수요마저 폭발해 각사가 여름 휴가를 단축하며 증산에 매달려 왔다.
도시바는 650억엔으로 예상했던 반도체 부문의 수익이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고 NEC 등도 수익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다시 반도체 가격 폭락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축한다. 컴퓨터에 목을 매야 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휴대폰은 물론 각종의 디지털 가전제품, 심지어 자동차에까지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시장의 안정성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현재의 반도체 수요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주력 분야에 집중하는 구조 조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과거의 박리다매식 생산을 계속하는 한 2년후 또 한차례의 불황을 맞게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반도체 부문이 효자가 될 것인지, 골치아픈 혹덩이가 될 것인지는 설비투자 확대 효과가 시장에 미치는 2년후에 분명한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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