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그룹이 긴축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이 20여조원에 달해 ‘12월 자금대란설’이 나오고, 종금사들의 잇단 영업정지 등으로 시중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 원유가, 원고 등 대내외 경영여건도 불투명하다.
주요그룹들은 이에 따라 연말까지 신규투자 동결 내지 억제, 부동산 매각 등 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반도체 대호황으로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구가하고 있는 삼성은 반도체 활황이 길어야 2년으로 보고 내실 경영으로 전환했다.
대만업체의 가세로 잘 나가는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삼성의 긴축경영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삼성은 최소한 5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유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현대는 자동차 계열분리,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퇴진 등으로 위기는 넘겼지만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외자유치와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5조원이 넘는 부채를 4조원대로 줄이는 자구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으나 부동산 경기하락, 증시 추락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상반기 3,1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등을 앞두고 현금확보에 치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으며 당분간 국내 생산량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LG는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 이후 주가하락에 따른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해줘야하는 자금이 1조원에 달해 자금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그룹의 사운이 걸린 IMT-2000사업에 들어가야 할 돈도 3조원에 달해 다른 투자는 전면동결한 상태다. LG는 여의도 쌍둥이 빌딩도 매각키로 하는 등 보유 부동산 처분에 적극성을 보이고있다.
SK는 석유화학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SK텔레콤이 IMT-2000사업에 쏟아부어야 할 돈이 많아 최근 회사채 발행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NTT도코모와의 외자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재계 소식통은 “올 하반기 특히 연말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위상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모든 기업의 자금담당 임원들에겐 잔인한 가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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