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일본을 제쳤다.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벌크선이나 유조선 등 저부가 가치 선박에서 우위를 확보한 한국 조선업계가 이제는 기술 경쟁력까지 갖춰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에서도 일본업계를 앞서고 있다.
5일 아사히(朝日)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三菱) 그룹의 일본 최대 해운사인 니혼유센(日本郵船)이 2월 최신형 컨테이너선 5척을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다.
니혼유센이 주력의 하나인 컨테이너선을 한국에 발주한 것은 처음이며 관계자는 “가격과 품질을 면밀히 고려, 삼성중공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의 자회사인 가와사키기센(汽船)도 지난해 12월 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현대중공업에 처음으로 발주했다.
가와사키기센측은 “가격이 싸고 신뢰성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납기도 더 빨라 한국측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일본조선공업협회 가메이 도시로(龜井俊郞) 회장은 7월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LNG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의 수주를 늘리고 있어 일본의 수주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관계자들은 “IMF 위기 이후의 원화 가치 하락에 엔고가 겹쳐 한국의 대일 가격 경쟁력이 커진 것이 주요인”이라면서도 “한국의 조선기술 향상은 위협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은 1,184만톤의 선박을 수주, 869만5,000톤에 머문 일본을 제치고 정상을 되찾았다. 값싸고 질좋은 한국 선박에 대응하려면 공동 구매·설계 등 비용절감이 불가피해 일본 조선업계의 재편이 가속될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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