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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덜익은 금값과일'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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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덜익은 금값과일' 홍수

입력
2000.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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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은 과일 조심하세요’추석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고 태풍 피해로 과일값이 폭등하자 일부 농가에서 모양만 번듯한 미숙과를 출하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5일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등에 따르면 추석과일의 대명사인 배(신고)는 1㎏ 한 상자에 상품이 4만∼6만원, 특품은 10만원대를 호가하고 사과(홍로)도 상품 8∼10만원, 최상품은 16만원이상까지 치솟아 지난해 추석전보다 배나 비싸다.

속만 번듯 맛은 낙제점 과일값은 폭등했지만 제대로 익은 과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쓸 만한 제대로 익은 배는 거의 없고, 사과 품종 가운데 홍월 등도 익기 전에 시중에 나오고 있다. 이는 수확적기인 황금배와 행수는 대부분 수출되고 있고 신고배는 10월 중·하순이 돼야 제대로 맛이 들기 때문.

결국 요즘 나오는 신고배는 미숙과가 대부분이고 큰 것들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생장호르몬제(지베렐린)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강모(37·사업·서울 서초구)씨는 “거래처 선물용으로 신고배를 주문하려 했으나 모양만 좋고 맛이 없어 백화점 선물세트로 바꿨다”고 말했다.

미숙과 문제가 불거지자 배 재배 면적의 70% 이상을 신고배로 재배하고 있는 울산시 등은 국산배의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농민들에게 미숙과나 호르몬제 처리 배를 출하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공급할만 한 물량이 워낙 적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농민들 피해 경북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박피술로 맛없는 포도를 조기출하 했던 김천지역 농민들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뒤늦게 농법을 바꾸는등 쓰라린 경험을 했다”며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다 전체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태풍 ‘프라피룬’으로 큰 피해를 본 과수농가를 낙과 긴급수매에 나섰으나 낮은 수매가 등으로 외면당하고 있어 저품질 과일 유통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태풍피해 과수농들은 “정부 수매가는 1㎏당 225원으로 배즙 가공공장의 330원보다 턱없이 낮아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생과로 출하 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전체 과수농가에 피해를 입힌다”며 수매가 현실화를 요구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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