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정부와 수출업계가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하반기 물가불안과 함께 수출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다행히 하반기 이후 수출증가세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환율 등 움직임에 따라 수출전선에마저 먹구름이 끼일 경우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고물가_저환율_무역수지악화’의 걷잡을 수 없는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9월이후 국제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26달러선에 머물 경우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 6월의 수정전망치(연간100억달러 흑자)보다 7억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배럴당 27~28달러일 경우는 12억~17억달러 흑자규모가 감소하는 셈이다.
물론 연간 수출전망을 1,700억달러선에서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이는 당초 정부가 하반기 원유 도입단가를 배럴당 25달러로 전제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최근 29~30달러를 넘나드는 가격에 비춰 100억달러 흑자는 수출 신장세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산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월 달러당 원화환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2.6% 절상된 반면 엔화는 6.9%나 평가절하돼 수출시장 가격경쟁력에서 일본에 비해 훨씬 불리한 입장”이라며 “그나마 최근 환율이 1,110원대에서 안정추세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출업계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원유가 상승에 수반되는 각종 원·부자재가격 인상과 운송 등 생산·물류비용 증가로 채산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것.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거래처를 잃지 않기 위해 손익분기점을 넘나들며 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생산비용 가운데 원유비중이 절대적인 정유, 유화업계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항공
교통 등 원가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은 물론이고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 제조업 전반이 고유가에 신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유가 25% 인상시 제조업체 경상이익률이 0.5% 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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