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의 노하우로 국가경제를 부흥시키겠다.”레바논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끌어 낸 재벌 출신 라피크 하리리(56·사진)전 총리는 경제부흥을 향한 국민 열망을 바탕으로 2년만에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하리리는 군부의 실력자였던 에밀 라후드가 시리아의 지지를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1998년 11월 총리직에서 해임돼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라후드 대통령과 살림 호스 총리 정부가 2년간의 집권 기간에 경제·사회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실정을 거듭하자 하리리는 이번 총선에서 정치세력과 연대해 경제의 중요성을 집중 부각시켜 압승했다.
하리리의 지지자들은 그가 지난 1992년 6년 동안 총리를 지내면서 국가재건 계획을 주도했으며 내전으로 피폐해진 레바논 경제를 파탄의 구렁텅이에서 건지는데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제 하리리가 레바논 정치의 한 핵인 시리아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정계의 실력자로 부상했다고 보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하리리는 18 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 여러 직업을 전전한 뒤 1970년대초 건설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10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해 세계 100대 부자에 들어가는 그는 사우디 왕실의 신임을 바탕으로 중동 건설업계의 거물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은행, 부동산, 석유, 통신, TV 방송 등을 망라하는 ‘하리리 제국’을 경영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하리리 총리가 사우디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시리아의 반감을 무마하면서 경제부흥의 국가적 과제를 성취해 낼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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