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계란 한줄, 60년대 설탕, 조미료, 밀가루 등 이른바 ‘3백(三白) 식품’, 70년대 스타킹, 80년대 갈비 등등. 추석 선물세트도 이처럼 10년을 주기로 바뀌어왔다.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에는 지금처럼 ‘추석 선물’이라는 개념이 따로 있지 않았다. 농촌에서 직접 수확한 찹쌀, 고추, 계란, 토종닭 정도면 훌륭한 선물이었다.
백화점의 선물 카탈로그가 처음으로 등장한 1960년대에는 6㎏들이 설탕이 780원에 판매됐으며, 라면 50개들이 세트는 500원이었다. 석유곤로, 다리미, 양복감 등도 선물로 각광받았다.
1970년대에는 스타킹, 화장품, 합성수지 그릇 등 공산품이 선물세트로 자리잡았다. 다방과 음악실 등이 한창 유행하면서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도 잘나가는 추석 선물이었다.
10만원대 선물세트가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선물의 종류도 70년대의 3배인 3,000여종으로 늘어났다. 갈비, 정육, 고급 과일세트, 참치 등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그릇, 스타킹, 음료수 등은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
1990년대에는 상품권 외에 수입양주 등 수십만원대 고급 선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굴비·정육 선물도 80년대까지 10만원대가 대부분이었으나 90년대 들어 30만~40만원대 상품이 나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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