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16강 고지를 밟은 이형택(24.삼성증권)은 이제 미국언론으로부터도 보배로 대접받고 있다.AP, AFP등 주요 외신들은 메이저대회 최다우승자(13승) 피트 샘프러스(28?미국)와의 맞대결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이형택의 일거수 일투족을 깊이 있게 다뤘다. '샘프러스가 한국에서 온 복병과 만났다' 'US오픈의 깜짝스타, 이형택' 등을 제목으로 붙였다.
US오픈 주관 방송사인 CBS는 4일 오후 '이형택 다큐멘터리'를 위한 프로그램 촬영까지 마쳤다.
뉴욕 코리안타운에 들러 일식집 ´남산´과 한식당 ´금강산´ 등에서 이형택의 인생과 테니스에 대한 도전을 들었다. 현지 교민 크리스 김이 통역을 맡은 이날 인터뷰는 이형택과 한국 테니스 도전사가 주된 내용이었고 경기 전 한국 음식을 먹는 등 평소 습관에 대한 질문도 곁들였다.
주원홍감독은 "방송 스탭들이 일식집에서 주방장이 입고 있는 기모노를 입고 촬영하자고 권하는 바람에 급히 한식당으로 옮기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이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는 크게 두가지. 우선 1995년 윔블던 대회 때 8강 무대를 밟았던 일본인 마츠오카 스조 이후 그랜드슬램대회 준준결승전을 노리는 첫 동양인이라는 희소성 때문이다. 파워테니스가 주류인 세계테니스계에서 복식이 아닌 단식에서 동양인이 파란을 일으킨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또 스스로를 감자가 많이 나는 시골출신이라고 밝힌 이형택의 사연도 한 몫 했다. 특히 6주전 미국으로 건너온 영어 실력이 짧은 메이저대회의 루키라는 것에 주목했다. 지난 달 초 렉싱턴챌린저대회때 예선탈락한 후 혼자 브롱크스로 기차로 이동하면서 눈물젖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등의 연승계기도 소개했다.
이번 대회전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호주오픈과 US오픈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모두 예선탈락했다고 전했고 올 윔블던대회때는 예선전에서 아깝게 탈락했던 아픔까지 있었지만 이것들을 모두 딛고 일어섰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런 현지 언론의 취재 열기에 당황한 이형택은 "이렇게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기는 처음이다"며 실감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16강전에 대해서도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치는 경기가 무척 부담스럽기 하지만 200km가 넘는 서브는 예전에도 받아봤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애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이형택과 샘프라스의 16강전 경기는 5일 새벽 5시부터 KBS-2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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