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빛은행 관악지점 거액 불법대출 사건을 구속된 신창섭(48) 전 지점장과 아크월드 박혜룡(47) 대표의 ‘2인조 사기극’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서울지검 홍석조 2차장검사는 4일 “사건의 큰 줄기는 잡았으며, 가지치기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불거진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한빛은행 이수길 부행장,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 이운영씨 등을 둘러싼‘대출 외압설’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렇다할 단서를 잡지못하고 있어 추측과 의혹만 난무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신씨와 박씨가 상호 필요에 의해 불법대출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씨가‘실적 관리’와 ‘금전적 사욕’을 채우기 위해 업체들을 이용했고, 박씨 등 업자들도 지속적으로 한도 이상의 대출을 받기위해 신씨에게 매달리며‘악어와 악어새’같은 공생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검찰수사에서 신씨와 박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만한 정황은 여러가지가 확인됐다. 불법 대출금 466억원 중 205억원이 아크월드로 흘러들어갔다.
신씨는 주수법인 허위 내국신용장 발급과정에서 자신이 관리하던 200여개 차명계좌를 이용, 자금을 지원했다.
이들 계좌 중 주력 계좌 10여개는 아크월드의 협력업체 것이었다. 협력업체들은 신씨의 계좌이용 사실을 알면서도 거래상 불이익을 우려, 묵인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업체에 대한 불법 대출 이외에도 170만달러를 미국으로 송금하고 7억원을 A사 대표에 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미국으로 송금된 돈과 A사에게 빌려준 7억원이 아크월드 협력업체와 신씨 부부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는 불법대출금을 아크월드 등 200여개 차명계좌에 넣어두고 박씨가 대출금 지원을 요청하면 돈을 내주는 등 마치 사(私)금고처럼 은행돈을 주물러왔다”고 개탄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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