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애견타운은 병든 강아지 타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애견타운은 병든 강아지 타운

입력
2000.09.05 00:00
0 0

국내 애완견 유통의 메카로 통하는 서울 중구 충무로와 퇴계로의 애견타운.이곳에 장염과 홍역, 파보바이러스 등 치명적 질병을 앓는 ‘병든 강아지’가 대량 유통돼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호소가 소비자단체에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피해자 70여명이 ‘안티충무로’ 사이트까지 개설했다.

◆피해사례

7월초 퇴계로 모 애견센터에서 코카스타니엘 암컷을 24만원에 구입한 최란숙(崔蘭淑·23·여)씨는 첫날부터 개가 토하고 열이나 다른 개로 바꿔왔다. 그러나 두 개 모두 1~2주일 사이에 폐사했다.

원인은 파보바이러스 감염. “환불이 안되니 50% 추가요금을 내고 딴 개를 사가라고 강요했어요. 결국 개값과 치료비로 모두 33만원을 날리고 마음의 상처만 남았습니다.”

회사원 S씨도 비슷한 경우. 7월말 충무로의 한 애견센터에서 슈나우저 암컷을 30만원에 샀지만 첫날부터 장염과 심한 구토현상을 보이다 4일만에 입원한 동물병원에서 폐사했다.

살 때는 “하자가 있으면 100% 교환해 준다”던 애견센터측은 “50% 추가요금을 내고 딴 개로 교환하든가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라”고 배짱을 부렸다.

서울 D동물병원장 L씨는 “올들어 병원에 온 퇴계로산 강아지 55마리중 30%가량인 16마리가 구입직후 폐사한 경우”라고 밝혔다.

실제로 취재팀이 애견전문 수의사들과 함께 지난 3~4일 이틀간 충무로와 퇴계로 일대 애견타운을 방문, 육안검진한 결과 전체 표본 60마리중 28마리가 설사와 감기, 눈병, 기생충, 건강이상 증세를 나타냈다.

◆문제점과 대책

병든 강아지 유통은 번식장에서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채 면역력이 약한 생후 1~2개월된 강아지를 마구 시장에 내놓기 때문. 또 강아지를 한 판매장에 모아놓다 보니 감염의 위험이 높고 성장억제를 위해 먹이를 줄이는 등 치료와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수의사협회 우연철 기획과장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생후 3개월 이하 강아지 판매를 금지하고 등록제를 통해 번식장소, 접종여부, 건강상태 등을 기록하는 한편 상시적인 위생검사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견센터 반론

애견센터연합회 김수봉 운영위원은 “강아지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소비자의 관리잘못으로 질병이 생기는 것일뿐, 일부러 병든 강아지를 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재키애견 업주 유필순씨도 “1년에 몇마리 밖에 사고가 나지 않는데 이것이 과장돼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강아지와 뽀뽀할 정도로 사랑하는고객에게 어떻게 병든 개를 팔 수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