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간지 더타임스는 4일 네덜란드 라이든대 신경학 교수인 미셸 페라리의 논문을 인용, 극단적인 비례의 초상화로 시작된 피카소의 추상미술 작품은 편두통으로 인한 시각적 증상의 전형적인 결과라고 보도했다.페라리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000년 세계두통학회에서 발표한다.
페라리 교수는 1937년 급격한 화풍의 변화를 보인 피카소의 ‘우는 여자’시리즈와 ‘모자쓴 여자’등 천재성을 발휘한 작품을 분석했는데 수직 선으로 얼굴을 쪼개고 한 눈이 다른 한 쪽 눈, 귀, 입보다 위에 있는 등 비례를 무시한 초상화가 편두통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인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편두통환자들은 보통 눈 앞에서 별이나 번쩍하는 빛이 보이는 히스테리 전조현상을 느끼고 드문 경우 상대방의 얼굴, 공간에서 수직의 절개선을 경험한다는 것.
페라리 교수는 3년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피카소의 작품이 자신의 편두통 환자들의 그림과 너무 비슷하다는데 충격을 받고 이같은 연구에 들어갔다.
페라리 교수는 “덜 알려진 피카소 작품중 이 경향을 잘 보여주는 몇 점과 편두통환자의 그림을 섞어두었더니 미술사가그룹의 3분의1과 신경학자그룹의 2분의 1은 구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카소 전문가들은 피카소의 얼굴 분해 화풍이 아프리카 미술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알려져왔고 피카소의 전기에서 편두통을 앓았다는 기록이 없어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페라리 교수는 “드물기는 하나 두통없이 시각적 전조현상만 있는 편두통환자도 있으며 피카소의 경우 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로 편두통이 심하지는 않아 전기작가들이 이를 놓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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