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2차 장관급회담은 일정을 하루 연장하고 박재규 수석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대하는등 숨가쁘게 전개된 드라마였다.○…박재규-김정일 면담 박 수석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의 면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말한 부분은 ‘적십자회담에서 서신교환을 추진하는 등의 문제를 협의한다’고 회담 공동보도문에 명문화 하게 됐다.
회담 관계자는 “이 외에도 ▲군사당국자회담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사업추진 ▲3차회담 장소(한라산) ▲대표단 규모를 편리한대로 한다는 등의 문구는 면담이후에 삽입됐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표는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남측의 제안들을 담은 문건을 직접 펴놓고 매 항목 조목조목 설명해 김 위원장의 동의를 구했다.
○…3차 장관급회담 장소 남측은 3차는 서울에서 개최하고 이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하자고 제의 했으나 북측이 갑자기 금강산을 들고 나왔다. 남측은 3차 회담은 반드시 우리쪽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라산을 수정 제안했고, 박 수석대표가 김 위원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식량지원 북측은 평양회담 첫날 회의서 식량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측은 차관으로 제공한다는 점을 착안해 냈다.
북측은 식량지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보장한다’ ‘실천한다’는 문구를 고집했으나, 남측은 ‘검토해 추진한다’는 표현으로 맞섰다. 남측 대표단은 논의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 보도문 발표 전까지 방북 취재단에도 일절 이야기하지 않았다.
○…군사당국자회담 남측은 군사직통전화 및 군사당국자회담을 합의하자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던 점을 감안해 군사부분과 경협제도장치 두 가지는 반드시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군사적 신뢰 구축과 긴장완화화 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다’는 선에서 1차 매듭을 지었고, 이후 박 수석대표가 김 위원장과 면담하고 돌아와 군사당국자회담을 보도문에 포함시켰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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