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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부행장이 대출압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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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부행장이 대출압력 논란

입력
2000.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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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조사부(곽무근 부장검사)는 3일 이 사건에 대해 한빛은행 신창섭(48·구속)전 관악지점장과 (주)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가 공모해 벌인 대출사기극으로 일단 내부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신씨가 아크월드에 대한 불법대출 과정에서 한빛은행 이수길(55)부행장으로부터 수차례 대출압력을 받았다고 주장, 대출과정의 외압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2일 이 부행장과 신씨에 대한 대질신문을 통해 이씨의 대출외압 여부를 집중추궁했으나 두 사람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자, 이 부행장을 재소환해 박씨와 대질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아크월드 불법대출 과정에서 지난 1월과 8월 이 부행장과 3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신씨는 “올해 1월 이 부행장이 전화로 아크월드의 부채상황과 회사전망을 물어봤다”면서 “회사 전망이 괜찮다고 하자 ‘그러면 도와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신씨는 또 “이부행장이 8월10일에도 전화해 ‘박혜룡 사장에게 문제가 없느냐. 박사장의 문제가 정리되도록 도와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행장은 이튿날 태도를 바꿔 “박씨에 대한 대출액이 200억이 아니고 400억”이라고 질책하면서 “채권회수에 전념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또 그날 오후 이 부행장이 사무실로 불러 박씨가 박지원 장관의 조카인지 여부를 물었다”고 진술했다. 이 부행장의 대출 압력이 없었다면, 아크월드에 대해 거액의 불법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부행장은 “대출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고있다. 이 부행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 1월에는 전화한 적 조차 없다”면서 “지난달 10일 박혜룡씨가 ‘박지원 장관 조카’라며 면담을 요청해 만났더니 감사 연기를 부탁해 신지점장과 전화통화한 뒤 ‘채권회수에 지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채권회수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8월11일에도 신씨에게 채권회수를 독촉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신씨 등에 대한 구속만기일이 오는 11일로 다가옴에 따라 이번 주말까지 1차 수사를 마무리한 뒤 잠정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수길 한빛은행 부행장

구속된 박혜룡씨의 경복고 선배로 1967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 78년 한국종금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종금 고속성장의 주역을 맡았으며, 부사장 때인 98년 말 서울법대와 한국종금 ‘선배’인 김진만 현 한빛은행장에 의해 부행장으로 ‘특채’됐다.

이 부행장은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한데다, 선이 굵고 결단력이 돋보인다는 평가. 대학 동기동창인 이헌재 전 금감위원장과도 절친한 사이이며,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동서지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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