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 공간이 부쩍 넓어지고 있다.지난해 9월 민주산악회(민산) 재건 중단 이래 ‘대리 성명(聲明) 정치’만을 해 왔던 YS는 31일의 민산 만찬 모임 등 공개적인 자리에 자주 모습을 비치는 가 하면 자천타전의 차기 대권 주자들과도 빈번하게 만나고 있다.
정치권에는 “YS가 사실상 정치 일선에 복귀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16대 총선전에는 ‘야권 분열’이라는 비판이 그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젠 총선도 끝났고 바야흐로 2002년 대권론이 무성해지고 있는 상황. YS가 움직이기에 적절한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YS는 올초부터 틈만 나면 “다음 대선에 대해서는 할 말을 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최근의 행적은 이와 곧바로 맞닿아 있다.
YS는 지난 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무소속 정몽준의원을 만났다. 정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마다할 까닭이 없었던 것. 상도동의 한 핵심 측근은 “대권 도전의 뜻을 갖고 있는 정의원이 YS의 속내를 짚어보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YS는 2일에는 김윤환 전 의원과 상도동 자택에서 오찬을 함께 한다. 김 전 의원은 다음 대선과 관련, ‘반 이회창 연대’를 추진할 뜻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를 연대에 끌어들이기 위해 박 부총재와의 만남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YS는 지난달 초에는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을 만났으며, 이수성 전 총리, 박찬종 전 의원도 최근 상도동을 다녀 갔다고 상도동 관계자가 전했다. YS는 9월16일부터는 아시아 정치지도자 회의 참석을 위해 5일간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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