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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점장도 한몫 챙기려한듯

입력
2000.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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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불법대출 수사한빛은행 거액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관악지점의 거액 대출동기와 대출금의 사용처가 최대 의혹으로 떠오른 가운데 검찰 수사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사건의 열쇠, 지점장의 역할

검찰은 대출동기와 관련, 전한빛은행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의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씨의 진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신씨를 신주 모시듯 하고 있다”는 검찰관계자의 말에서 보듯 신씨는 사건 속 모든 인물을 연결하는 핵심고리다.

수사 초기 신씨는 검찰에서 “이미 업자들에게 나간 정상적인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대출을 남발할 수밖에 없었고, 그 액수가 466억원까지 늘어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자 신씨는 아크월드대표 박혜룡(47·구속)씨와 S사 대표 민모씨에게 각각 101억원, 298억원을 대출해 주고 사례비로 각각 1,100만과 2,100만원을 챙기는 등 비리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정도의 사례비로 신씨가 466억원 이상을 대출해 주는 무모한 배팅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이 신씨가 대출한도에 묶인 업자들에게 허위신용장 매입방법을 알려주는 등 불법대출을 주선했다는 점에 이르러서는 신씨가 대출과정에서 자신의 몫도 함께 챙기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신씨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사로 하여금 170만달러(19억여원)를 미국으로 송금케 하고 이와 별도로 7억원을 대출해줬으며, 이 돈이 신씨가 불법대출 과정에서 자신의 몫으로 챙긴 것이라는 은행측 제보를 받아 확인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A사 대표 김모씨가 170만달러 중 신씨의 돈이 상당 부분 있다는 진술을 함에 따라 신씨를 상대로 돈의 출처를 추궁중”이라며 “갈수록 신씨의 행적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무중인 대출금 행방

466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의 행방을 두고 정치자금설, 개인치부설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불법대출에 가담한 업체들의 1년 매출액보다 대출금 액수가 크고 사용처를 규명하기 위한 검찰의 노력도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1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 아크월드의 경우 6개월 동안 200억원이 넘는 돈을 무역금융을 가장한 불법대출로 끌어들였다.

더욱이 아크월드는 불법대출을 시도하기 전에도 150억~200억원의 일반대출을 받아갔기 때문에 관악지점이 아크월드에 내준 대출금 총액은 4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관악지점 연간 여신고의 60~70%에 달하는 대출액이다.

건설·분양회사인 R사의 경우, 95년 설립된 뒤 아직 별다른 수익실적이 없는데도 67억원의 거액이 대출됐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일은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로, 발생자체가 불가사의하다”는 견해다.

그러나 이들 업자는 대출금의 사용처에 대해 “모두 사업용도로 전액 사용됐으며, 단지 상호 필요에 의해 어음을 막는 등 자금을 지원해준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장부 기재 내역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어 확인하기가 어렵고 계좌추적 등으로 돈의 행방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사용처 추궁에 한계가 있음을 털어놓았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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