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배 전 해태그룹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세움에 따라 프로야구팀 해태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제금융(IMF)한파이후 모기업인 해태제과가 부도를 냈다가 법정관리체제에 들어감으로써 해태 타이거스도 자금난에 시달려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대우와 매각협상을 벌이다가 무산된 적이 있을 만큼 해태의 운명은 풍전등화같았다.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지만 구단주인 박건배 전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사실상 굳어짐에 따라 다시 해태의 매각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태구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기업인 광양제철이 인수하도록 하는 안이 심도 있게 거론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호남기업중 금호 동원 미래에셋 등도 인수대상후보군이다”고 덧붙었다.
그러나 광양제철의 경우 공기업인관계로 프로팀을 인수하거나 창단할 경우 국회의 동의절차가 필요해 쉽지 많은 않을 전망이다. 또 해태의 주거래은행으로 채권단을 이끌고 있는 조흥은행도 해태를 인수할 수 있는 후보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해태가 올해처럼 채권단으로부터 70억~80억원을 지원받아 팀을 꾸려가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구단을 운영하고 쌍방울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채권단이 구단매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게 프로야구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우승한데다가 호남사람들에게 해태라는 팀의 상징성이 너무 커 정치논리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김응용감독이 삼성으로 옮기려다가 무산된 것도 지역정서를 고려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설이 나돌았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해태매각 문제도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집권층의 의도에 따라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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