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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의료사태를 보는 나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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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의료사태를 보는 나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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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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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수가의 현실화,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의약분업, 의료보험의 재정적 균형은 국민, 정부, 의료인이 모두 노력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재미 한인의사회 주관으로 중국 연변의 조선족 무료진료행사를 마치고 고국에 들러 극한적 의료상황을 보고 의료행정을 전공한 의사로서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과거의 과도한 의약품 마진과 관습에 젖은 임의조제·판매의 근절을 위한 무리한 의약분업이 의료사태의 원인이지만 비현실적인 의료보험수가가 의사들의 폐업을 초래했다고 생각된다.

의사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고 정부로서는 돌이키기 어려운 입장이다 보니 국민들만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과 불편을 겪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의사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약들을 올바르게 규정한 후 이들에 대한 자유판매를 허용하고 처방전이 필요한 약들에 대해서는 약사가 임의조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관습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대체조제시에도 의사와 약사간의 긴밀한 사전상의가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데 의사들이 머리를 모으고 협력하듯 약의 오남용을 막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진정한 의약협력이 전제됐어야 했다.

또한 점진적인 의료수가 현실화를 거친 뒤 의료 및 의약품의 통제를 실시, 국민편의를 도모했어야 했다.

보험이란 원래 상부상조의 개념에 입각한 것이지만 인간의 생에 대한 애착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늘어나는 의료비 및 의약품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많은 국가와 보험회사들이 국민의료에 대한 사회적 평등과 재정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계속 늘어나는 국민의료비의 절감을 위해 여러가지 의료보험 개혁을 시도한 바 있다. 그후 수많은 의료보험회사가 생겨나고 정부의 의도대로 자유경쟁체제하에서 각 보험회사마다 더 많은 보험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가입료를 낮추고 의료 및 의약비용을 줄이면서 의료의 질 저하를 막는 고도의 의료경영을 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경영관리의료제도로, 보험회사마다 최소한의 본인부담을 법제화하고 입원과 특정진료 및 의약품 사용에 대해 철저한 사전허가제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의료비 산출방법으로 의료비 절감을 꾀하고 있다.

사실 의약분업이 잘된 미국에서도 이 제도는 병원, 의사, 약국들의 수입감소로 반발과 의료비 질 저항 대한 우려가 있었고 진료 외에 사무적인 일의 증가라는 불편을 겪었다. 한국에서도 예상되는 문제들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국민의료보험으로 진료시 의료비에 대한 본인부담률이 매우 높고 한정된 의료행위에 대한 매우 낮은 의료수가의 적용으로 비교적 짧은 시일에 쉽게 전국민의료보험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들의 보험제도와 비교할 때 주지할 점은 우리 보험은 국민과 의료진의 재정적 부담이 높고 최소한의 기본진료에 국한되는 보험이며 극빈자에 대한 정부의 의료시혜가 아주 적은 편이라는 점이다.

현재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적인 주장의 차이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또 일부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더 내고라도 많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보험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도 문제다.

의료시혜의 확대와 가능한 보험재원의 활용이 필요한 때에 단지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우리 사회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의약분업을 강행하고 약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한 구멍에 두개의 단추를 끼우는 것과 같다.

국민, 정부 , 의료계가 보험의 기본개념을 정확히 인식하고 진료시 본인부담을 줄이고 의료수가를 현실화하여 정상적이고 원할한 의료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국민의료보험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김명덕_뉴욕주립의과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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