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2의 자동차 기업인 포드가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파문에 이어 이번에는 차량 자체를 리콜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놓이는 등 겹겹의 위기를 맞고 있다.미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카운티 고등법원은 지난달 31일 예비판정을 통해 포드가 1983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한 약 200만대의 차량을 리콜하라고 명령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캘리포니아의 포드차 소유주 350여만명이 포드차의 점화장치가 잘못 장착돼 운전중 시동이 꺼지는 일이 빈번하다며 제기한 것이다.
법원이 이달 28일 정식판결에서 리콜을 확정할 경우 포드사가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은 2억5,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포드차 소유주들의 주장은 포드차 대부분의 모델이 점화 플러그에 보내는 전류를 통제하는 필름발화(TFI) 장치가 엔진블럭 가까운 곳에 설치돼 주행중 온도가 높아지면 이 장치의 작동이 중단되면서 갑자기 시동이 멎는다는 것이다.
또 포드가 내부적으로는 이같은 결함을 알고 있고, 차량 한 대당 4달러면 이 장치를 온도가 낮은 위치로 옮겨 달 수 있는 데도 이를 묵살해왔다는 것이다. 마이클 E. 밸러치 판사도 “포드가 결함을 숨기기 위해 핵심 정보를 숨겨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리콜 방안으로 현재 장착돼 있는 TFI장치의 위치 변경, 1999-2000년의 새 모델로의 교체, 차량 환매 등 세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드는 물론 이같은 혐의를 부인, 정식판결이 날 경우 즉각 항소할 방침이나 차량 자체의 리콜 명령을 내리는 법원 판결이 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다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이 겹쳐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하다.
일본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의 자회사인 미국 파이어스톤사는 지난 달 초부터 주행중 접지면이 벗겨지는 결함을 갖고 있는 타이어 650만개를 리콜중인데 포드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익스플로러 350만대가 문제 타이어의 대부분을 장착하고 있다.
이와관련, 검찰 등 미국 각급 기관들의 포드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 우선 플로리다 검찰이 포드가 리콜 발표전에 타이어 결함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고속도로 수송안전국(NHTSA)은 30일 포드에 타이어리콜 이유를 상세히 설명토록 요구했으며, 16개국에 수출한 차량의 타이어 처리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
또 미 하원은 내주부터 이 문제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포드는 자크 내서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가급적 피하려하고 있는데 브리지스톤은 오노 마사토시 일본 본사 회장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