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채권들이 ‘현대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7월말 현대 계열사 신용등급 강등파장 이후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회사채, 전환사채(CB), 주식예탁증서(DR)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달 13일 현대 자구계획 발표 및 자동차 계열분리, 현대투신 외자유치등이 가시화하자 한국물들이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행 액면가를 ‘100’로 지수화해 분석하고 있는 ‘국내 은행 후순위채 가격지수’를 보면 한빛은행의 경우 6월말 99에서 7월말 98.75로 하락했으나 이달 18일에는 100.75로 뛰어올랐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 후순위채 지수도 6월말 각각 95.5, 99.75에서 이달 18일 99.0, 102.5로 상승했다.
해외 전환사채(CB) 가격도 청신호다. 삼성전자의 CB가격은 지난해말 190.41에서 올 6월말 303.31까지 올랐다가 현대사태와 반도체 경기 논란등으로 7월말 224.44까지 폭락했으나 이달 18일에는 245.66까지 회복했다. 삼성물산, 한미은행, 한국전력등 기업들이 발행한 CB 가격지수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주식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해외 주식예탁증서(DR)도 대부분 반등세를 타고 있다. 주택은행과 한국전력 DR의 경우 7월말 각각 주당 20.43달러, 16.56달러에서 이달 18일에는 23.63달러, 17.56달러까지 회복했다.
다만 SK텔레콤은 7월말 30.05달러에서 한솔그룹 보유 SK텔레콤 주식 및 우리사주 대량 매각설, 기대에 못미친 상반기 수익등으로 하락세다.
현대그룹 해외 채권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 현대정공등 채권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해외시장에서 기업정상화 전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아직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 CB’ 한은 지수는 6월말 93.5에서 7월말 91.88로 하락한데에 이어 이달 18일 86.67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 외환모니터링팀 홍택기 팀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현대 덫’에서 빠르게 빠져나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그러나 현대문제에 대한 국제시장의 시각이 엇갈려 ‘현대의 실천’이 한국물 채권 향배의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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