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7·LA 다저스)가 3연승을 달리며 시즌 14승을 따냈다.박찬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1994년 메이저리그 데뷔후 가장 뛰어난 구위로 8이닝동안 삼진을 14개나 잡아내며 1안타(홈런 1개) 2실점(2자책점)으로 막아 팀의 7-2 승리를 견인했다.
박찬호의 14K는 메이저리그데뷔후 1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종전은 5월1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기록했던 12K. 방어율도 3.60으로 낮아졌다.
박찬호는 2승만 추가하면 자신의 시즌 최다승(15승)을 경신하고 일본인투수 노모 히데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갖고 있는 동양인 시즌 최다승(16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박찬호는 6회말 2사 1루에서 제임스 무턴에게 좌월투런홈런을 허용할 때까지 노히트 노런으로 밀워키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최고시속 153㎞짜리 직구와 변화구(체인지업, 커브)를 섞어가며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6일 경기에서 홈런 2개를 허용했던 천적 제프 젠킨스를 맞아 첫 타석에 체인지업, 커브, 직구를 던지며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진으로2번이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또 129개의 총투구수중 82개가 스트라이크였을 만큼 제구력도 뛰어났다.
박찬호는 팀 타선이 2회초 3안타와 상대실책 1개를 묶어 4득점한후 편안한 입장에서 투구했다. 4회에도 2점을 보태 6-0으로 달아난 이후에 박찬호는 타자에 따라 변화구와 직구를 승부구로 사용하며 5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6회말 노히트 노런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2사후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데 이어 무턴에게 투런홈런을 맞았지만 9회 페터스에게 마운드를 넘겨줄 때까지 1안타와 볼넷 3개만 내주는 완벽투구로 승리했다.
박찬호는 9월4일 오전 9시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로 나선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박찬호, 내년 연봉 최소 1,000만달러
박찬호의 올 연봉은 450만달러. 성적이 엇비슷한 케빈 브라운(12승5패, 방어율 2.71)이 받는 1,50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저스는 내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자유계약신분으로 풀리는 박찬호를 장기계약으로 묶어두고 싶어하기 때문에 연봉협상은 일단 박찬호가 유리하다.
더구나 데뷔 후 최고성적을 거두고 있고 협상의 귀재인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뒤에 있다. 따라서 박찬호는 최소 1,000만달러(약 110억원)에 사인할 가능성이 높다.
한수 아래인 입단동기생 대런 드라이포트(10승7패, 방어율 4.48)가 트레이드설에 휘말릴 때마다 타팀으로부터 비슷한 액수를 제안받고 있는 것도 박찬호 연봉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1,000만달러 이상을 받고 있는 투수는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310만 달러) 등 6명에 불과하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다저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한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다저스는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로 선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5게임차까지 쫓아갔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뉴욕 메츠에 무려 10게임이나 뒤진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가는 유일한 길은 지구우승뿐. 30게임을 남겨둔 다저스에게는 지금의 승차는 버겁다.
하지만 9월 초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약체들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고 경쟁상대인 다이아몬드백스(6게임) 자이언츠(3게임)와도 경기가 많이 남아 막판 역전극도 가능하다.
다저스는 선발 트로이카 3인방이 36승(20패)을 거둬 리그승률 1, 2위 애틀랜타와 뉴욕 못지 않다는 강점이 있다. 문제는 결정적일 때 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타격. 과연 연봉총액 9,8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2위인 다저스가 올해만큼은 우승 퍼즐게임을 잘 풀어갈 지 주목된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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