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공산국가 사상 최초의 자유노조의 기치를 내걸며 사회주의 붕괴의 물꼬를 텄던 폴란드 자유노조 연대(솔리다르노시치)가 자멸의 길을 걸으며 명성을 퇴색시키고 있다.지난 29일부터 그단스크 항구에서 사흘동안 열리고 있는 자유노조 창립 20주년 행사에는 솔리다르노시치의 지도자로 세계적인 영웅이 됐던 레흐 바웬사를 비롯, 유럽의 지도자들이 초청돼 경찰국가에서 자유시장 민주주의 국가로의 전환점이 된 솔리다르노시치의 ‘성년 기념일’을 축하했다.
그러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대통령까지 지낸 바웬사에게도, 솔리다르노시치에도 20주년 행사는 빛바랜 옛추억을 되새기는 것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1,000만명 노동자의 한 목소리를 대변했던 솔리다르노시치는 현재 보수 우익정당, 사회단체, 노조, 종교단체 등 20여개의 단체들이 모인 인기없는 연합체일 뿐이다.
1997년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솔리다르노시치 선거행동당(AWS)은 진보적 성향의 자유연합(UW)와 연합, 다수당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가톨릭 종교규율을 엄격히 적용해 일요일의 쇼핑을 금지시키고 외국인들의 경제활동참여를 막아야 한다는 솔리다르노시치와 갈등을 계속하던 UW는 6월 연정 탈퇴를 선언해버렸다.
소수당으로 전락해버린 솔리다르노시치는 여전히 노동시간단축을 내건 노동법안을 상정시키는 등 유럽연합(EU)의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는 폴란드 정부의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솔리다르노시치가 너무나 노동자만을 위한 정책을 내세워 국민들의 지지를 잃어버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솔리다르노시치를 상징하는 인물인 바웬사가 대통령 재임중 실정한 것도 국민들의 자유노조를 외면한 중요한 이유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바웬사는 이번 10월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예정이나 당선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솔리다르노시치가 내세운 마리안 크르자크렙스키 후보도 현재 여론조사 결과, 대선 후보중 3위를 기록하고 있다.
缺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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