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설파하며 2년 4개월동안 금융감독위원회의 ‘입’ 노릇을 해왔던 김영재 금감위대변인이 29일 물러나 겸임하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돌아갔다.1998년 4월1일 금감위가 출범한지 4일만에 이헌재 초대 금감위원장에 의해 발탁된 그는 몸을 아끼지 않는 열성과 특유의 뚝심으로 이 전위원장이 ‘개혁 스타’로 부상하는데 큰 몫을 한 ‘명대변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대변인을 처음 맡고 ‘헌재 스쿨’의 모범생이 되기 위해 금융 전반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게 그의 회고.
잦은 TV출연 등으로 금감위의 ‘얼굴’이 된 김 부원장보는 금융구조조정 이후 직장을 잃은 은행 직원들로부터 등산로에서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5개 은행 퇴출시에는 밤낮없는 업무로 눈의 실핏줄이 터지기도 했고 올초에는 과로가 누적, 방광에 염증이 생겨 수술을 받기도 했다.
김 부원장보는 “격변의 시기에 개혁의 전도사 역할을 맡아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최근들어 신속한 외환위기 탈출의 성과는 잊은 채 금융개혁을 원점부터 비판하는 국민들을 볼 때 섭섭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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