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0일의 전당대회에서 7명의 경선 최고위원이 선출되면 단순한 지도부 구성 이상의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적 선출 절차를 거친 최고위원단이 당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당내 역학구도 및 차기 대권논의, 당내 세대교체, 지역정서 극복 전략 등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1위 향배와 당내 역학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후보 중 누가 1등을 하더라도 이들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권력누수를 의식, 매우 신중한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권 가능성을 주요 득표 전략으로 활용한 이후보가 막판 역전극을 연출하며 1등이 된다면 잠재적 경쟁자들을 자극, 대권 논의가 조기에 촉발될 개연성은 있다. 당내 세력재편과 관련해선 지역 및 개혁·소장 연대를 추구해 온 한후보측과 권노갑(權魯甲)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후보측 간의 세불리기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관심거리다.
이들은 결국 당권·대권을 둘러싸고 서로를 견제하면서 당내 세력 재편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한후보와 권고문이 경선과정의 앙금을 털고 ‘동교동 재 단결’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소장파 진출과 세대교체 정동영(鄭東泳) 김민석(金民錫) 추미애(秋美愛) 후보 등 소장파 3인방 중 정후보만이 당선 안정권이다.
중진인 정대철(鄭大哲) 후보와 함께 7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추 후보중 1명이 추가 당선된다면 당내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은 불가피하다. 소장파가 정후보 이외에 당선자를 내지 못하더라도 정후보가 4위권내에 진입하면 그 자체로 개인적 성공일 뿐만 아니라 세대교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
영남후보 당선과 동서화합 우선 대구·경북(TK) 정서를 대변하면서 전국 정당화론을 설파한 김중권(金重權) 후보가 3위로 당선될 경우 당내 입지를 어느 정도 넓혀 갈지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김후보의 대표기용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부산·경남(PK) 출신 김기재(金杞載) 후보가 목표하는 7위에 턱걸이하면 일단 외형상으로는 동서화합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영남후보의 당선은 모양 갖추기뿐만 아니라 지역정서 극복 등 향후 대선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30일 실시되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은 막판 변수의 위력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전당대회장에서의 후보 연설이 큰 변수가 된다.
15명의 후보들은 이날 6분씩 정견 발표를 한다. 각 후보 진영은 “4인 연기명이어서 마지막 연설이 5% 정도의 표심을 바꿀 수 있다”며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1, 2위 각축을 벌이는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은 상대방이 먼저 공세를 취할 경우에 대비, 반격 카드도 마련하고 있다.
지구당위원장의 막판‘주문’도 중요한 변수. 지구당위원장들은 경선 2~3일전부터 본격적으로 표 단속에 들어가 대의원들에게 2~3명의 지지 후보를 찍어주고 있다. 중반전까지의 여론조사에는 대의원들의 자율적 의견이 많이 반영됐지만 경선 막바지로 갈수록 조직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화갑·김중권(金重權) 김기재(金杞載) 후보 등이 추진하는 영호남‘3자연대’가 어느 정도 결속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3자연대에 반대하는 이인제 박상천(朴相千) 안동선(安東善) 후보 등이 ‘반(反)연대 연합전선’을 구축할지 여부도 변수이다.
반연대론자들을 측면 지원하는 권노갑(權魯甲) 상임고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도 일부 후보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밖에 ‘돌출 사건’이 생기거나 막판 폭로전이 전개될 경우 표심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1993년 구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약세였던 유준상(柳晙相)후보가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2위를 하는 이변을 연출한 적이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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