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월 은퇴선언 후 미국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서태지(본명 정현철·27)가 4년 7개월만인 29일 오후 귀국했다. 서태지가 입국한 김포공항 국제선 제1청사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 몰려든 2,000여명의 팬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공항경찰 관계자는 “과거 마이클 잭슨방한 때나 H.O.T가 귀국할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오후 6시25분께 아시아나항공 OZ 201편으로 공항에 도착한 서태지는 오후 7시께 사설 경호원 30여명에 둘러싸인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무늬의 검정색 티셔츠와 갈색 힙합바지 차림에 머리를 길게 기른 서태지는 환호하는 팬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으나 출구가 인파로 메워져 통과가 불가능해지자 세관 후문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공항에는 아침 6시부터 흰색 티셔츠 차림에 노란색 손수건을 든 서태지 팬클럽회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서태지 도착 2시간전인 오후 4시께부터는 공항 청사 안팎이 팬들로 완전히 메워졌으며, 진입도로변까지 팬들이 밀려나와 심한 교통혼잡까지 빚어졌다.
오전 8시부터 나와 있었다는 대학생 김명연(金明娟·21·여·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몇년동안 기다린 태지오빠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 아침도 거르고 나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고생 또는 대학 1~2학년생이 대부분인 열성팬들은 입국장 청사 바닥에 주저않은 채 ‘서태지, 불멸의 신화’ ‘1,670일동안의 기다림’등 플래카드와 태극기를 흔들면서 ‘발해를 꿈꾸며’ 등 서태지의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경찰은 불상사에 대비, 공항 주변에 서울경찰청 3개중대와 공항경찰대 2개중대 등 모두 700여명을 배치했으나,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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