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두 개의 대형전시회가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었다.그러나 그 ‘러시아, 천년의 삶과 예술전’(덕수궁미술관 9월 30일까지)과 ‘백남준 회고전’(호암, 로댕 갤러리 10월 29일까지)이 관람객 동원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전을 유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웃고 있다. 개막 한달 보름 만인 27일까지 9만 1,000여명이 관람했다.
백남준전이 열리고 있는 호암갤러리에는 3만 8,000여명, 로댕갤러리에는 3만 1,000여명이 찾았다.
호암측은 양쪽 갤러리의 입장객 수를 합쳐 발표하고 있으나, 입장권 하나로 동시 관람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관람객 수는 러시아전의 절반 수준이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9월 말까지 15만명 동원은 무난할 것 같다”면서 “전시 구성이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아 우려했으나 오히려 이 점이 다양한 연령층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칸딘스키·샤갈의 유화에서 아방가르드의 작품까지 러시아미술의 실체를 보고 싶던 미술학도, 이콘화 등 러시아 정교에 관심을 갖는 종교인, 톨스토이·차이코프스키 등의 육필 원고를 직접 보고 싶어하는 음악도와 문학도, 냉전시대를 살았던 50~60대 등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배타심 강한 종교인들이 러시아 정교에 대해서는 거부감 없이 관심을 보이며 단체관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계가 질적인 면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비디오 작가’ 백남준 전의 관람객 수는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갤러리 측은 “한국인의 미술 취향을 드러내는 것 같다”면서 ‘이해하기 어렵다’ 는 일반인과 작가 사이의 갭을 메우기 위해 작품 설명회, 셔틀버스 운행, 작품해설자 운영 등으로 열기를 일으키려 애쓰고 있다.
호암관계자는 “대학생들이 개학하는 가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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