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풀리면서 관광객들의 해외 카드 사용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중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해외 사용액은 3억6,700만달러(약 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2,300만달러(약 2,530억원)보다 무려 80.8%가 증가했다.
올해 2·4분기 중 카드 해외사용액은 외환 위기 직전인 97년 2·4분기(3억7,200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카드를 쓴 사람도 올 2·4분기의 경우 67만4,000명으로 전년동기의 40만2,000명에 비해 67.7% 증가했다. 또 1인당 카드 사용금액은 545달러(약 60만원)로 작년동기의 505달러(약 55만6,000원)보다 40달러(7.9%) 늘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은 총 해외여행경비(14억9,400만달러)의 24.6%를 차지했다. 카드별로는 신용카드가 99.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직불카드의 사용은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카드 사용액 급증은 신용카드 이용률 상승의 영향도 있다”며 “그러나 해외 여행과 외제 물품 구입에 대한 ‘자제 심리’가 풀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올 상반기 중 해외 여행자 수는 256만7,889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94만5,271명)보다 32%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상반기의 경우 해외 여행자는 모두 229만6,857명으로, 올 상반기 해외 여행자 수는 97년 상반기에 비해서도 11.8%나 늘어난 것이다.
관광공사측은 “지난해 상반기엔 9억9,000만달러의 여행수지 흑자를 냈지만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올 상반기에는 흑자 규모가 1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다”며 “설상가상으로 여행객이 폭증한 7월 무려 2억2,000만달러 적자를 내는 바람에 1~7월 누계 여행수지는 1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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