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음악적 성과불구 극적요소 아쉬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음악적 성과불구 극적요소 아쉬움

입력
2000.08.28 00:00
0 0

오페라 ‘황진이’가 24, 25일 중국에 첫선을 보였다. 현지의 관심은 높았다. 관객의 3분의 2 가량이 중국인이었다.세기극원은 베이징에서 오페라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극장으로 객석은 1,700석이다. 이틀 공연의 표는 1,200여장이 팔렸고 베이징 주재 각국 외교사절 400명이 초청됐다.

인민일보, 차이나 데일리, 중국문화보, 광명일보 등 주요 신문에 큼직한 안내 기사가 실렸다.

중국 언론은 황진이가 봉건 질서의 굴레를 박차고 운명에 맞서 싸운 여인이라는 데 특별한 흥미를 나타냈다.

이영조 작곡의 ‘황진이’는 한·중 수교 8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 초청으로 베이징의 세기극원에서 공연됐다.

한국 오페라가 중국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기는 처음이다. 한국에서 주역 가수와 합창단, 무용단 등 153명이 가고 지난해 4월 서울 초연을 지휘했던 김정수가 세기극원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황진이에 소프라노 김유섬 김영미, 화담에 테너 임산, 지족선사에 베이스 김명지, 벽게수에 바리톤 유승공, 이사종에 테너 이찬구가 출연했다.

베이징의 ‘황진이’는 지난해 초연과 비교하면 많이 고치고 보완됐다. 지루한 장면을 빼고 춤을 보강했으며 음악적으로는 다듬어졌다.

무대 배경에 세웠던 1막 상여꾼과 4막 승려들의 합창을 앞으로 끌어내 음향의 균형을 개선했고, 2막 만월대 장면에는 황진이의 계약결혼 파트너였던 이사종의 아리아를 새로 넣었으며, 행수기생의 화려한 아리아를 늘렸다.

지족선사와 화담이 등장하는 3막에는 새로 탑돌이 장면을 추가하면서 최승희의 보살춤 같은 춤(양성옥 안무)을 배치해 2막 만월대 기생들의 의상(디자인 이영희)과 더불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단, 무대가 좁아서 답답하게 느껴진 것이 흠이었다.

초연 당시 이 오페라는 음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대본(구상 작)이 관념적이고 평면적이서 극적인 요소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좋은 대본이 아니면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오페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격언이 베이징에서도 여전히 이 작품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중국에서도 오페라를 많이 하지만, 대부분 베르디나 푸치니 등의 인기 작품이지 ‘황진이’처럼 현대음악 기법으로 작곡된 오페라 공연은 처음이라고 한다.

객석의 반응이 덤덤했던 것은 그래서일까. 황진이라는 낯선 인물을 외국 관객들에게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도 극적인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