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는 지난해 12월 일방적으로 폭력투쟁 재개를 선언한 후 최근 들어 바스크 지역과 수도 마드리드 등에서 각종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그 수위도 부쩍 높이고 있어 스페인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ETA의 테러는 특히 올 7월부터 더욱 거세지고 있다. 폭력투쟁 재개 선언후 지금까지 11명이 ETA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로 사망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올 여름이후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북동부의 살렌트 데 갈레고에서 차량폭발로 민간인 순찰대원 2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9일에는 북부 팡플로나에에서 군 장교가 바스크 분리자들이 쏜 것으로 보이는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지난달에도 마리아 하우레기 전 기푸스코아 주지사와 집권 인민당 간부 1명이 피살됐다.
얼마전까지 무기를 손에서 놓은 것으로 보였던 ETA가 이처럼 폭력노선을 다시 걷게 된 것은 스페인 정부와의 평화협상 결렬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ETA는 지난 1997년 지방의원을 납치·살해한뒤 국내외적으로 비판이 거세지자 1998년 9월 휴전을 선언했었다. ETA는 또‘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모델로 스페인 정부와 대화를 하는 등 온건주의 노선으로 선회했었다.
그러나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은 현재 자치 지역인 알라바, 비스카야, 구이푸스코아 등 3개 주외에 나바레주와 프랑스 남부의 바스크지역까지를 포함한 독립국가 수립을 고집, 스페인 정부와 이견만을 노정하다 결국 일방적으로 협상을 파기했었다.
여기에다 휴전기간중 ETA 내부에서 노선투쟁을 통해 강경파가 득세한 것도 테러가 빈발하게된 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지 언론들은 새로운 강경파 그룹이 ETA 지도부를 장악했고, 이들의 청년무장조직인 ‘하리아’가 최근의 폭탄테러에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분리주의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테러단체와의 대화 불가와 강경진압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 스페인 전국의 테러 공포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메 마요르 오레하 내무장관은 “정부가 조만간 ETA의 테러에 가담한 단체들에 대한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밝혀 앞으로 스페인 당국과 ETA간의 유혈충돌이 계속될 전망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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