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의 사재출연 및 현대상선 지분 매입 방침의 배경은 뭘까. 현대측은 양자 모두 현대건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재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정회장의 그룹재건 의지”로 풀이한다.사재출연의 경우 정회장이 보유한 각종 유가증권 매각이 유력하며 지분 방어를 위해 최소한의 물량만 남기고 전량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외적으로 ‘책임경영’을 과시할 수 있고 매각을 통해 현대건설의 증자에 참여, 유동성을 늘릴 수 있게된다.
현대건설 유동성확보...'책임경영' 현대재건 포석
정회장의 현대전자 주식지분 1.7% 중 절반 정도를 시장에 내다팔 경우 1,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되고 이를 통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을 사게되면 현대건설로 이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된다. 더욱이 정회장의 사재출연으로 현대건설은 수백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한다.
현대는 당초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23.86%와 현대중공업 지분 6.9%를 교환사채(EB)로 발행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었다.
그러나 현대증권, 현대전자 등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 지분을 팔 경우 그룹 지배구조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EB 발행 절차도 복잡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채권단과 함께 정회장이 상선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그룹의 계열사 지배구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대건설 보유 주식은 현대중공업지분 6.93%와 고려산업개발 지분 2.82%로 단출해진다.
이중 현대중공업 지분은 EB를 발행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한 바 있어 현대건설은 53년간 유지해오던 지주회사로서의 위치를 잃게 되고 현대상선이 지주회사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28.76% 확보하게되면 사실상 현대전자, 현대증권 등을 실질 지배하게된다. 때문에 현대측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회장이 경영 전면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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