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잠수함도 위험하다.” 핵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침몰로 러시아 해군장비의 성능에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러시아 무기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에서도 잠수함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중국은 인도와 함께 러시아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핵잠수함 6척을 비롯, 총 50척에 이르는 중국 잠수함의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문제는 이들 잠수함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보수 및 유지에 문제점을 안고 있어 사고 발생시 쿠르스크호 못지 않은 대형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잠수함들의 절반 이상은 지난 몇 년 동안 바다에 띄워보지도 못한 상태. 1950년대 구소련시절부터 도입해온 40척의 로미오급을 비롯, 1995년부터 도입한 중형 킬로급 잠수함들은 심각한 문제를 보이며 대부분 항구에 발이 묶여있다.
또 러시아의 설계협조로 개발, 수중발사가 가능한 핵탄두미사일을 장착한 ‘시아’급 잠수함은 중국 잠수함의 대표주자로 꼽혔지만 1990년대 이래 미사일 한번 발사해보지 못했다. 이는 판매 이후 보수에 무심한 러시아측으로부터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쿠르스크호 사고후 중국의 인터넷 채팅룸에서는 “중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러시아로부터 사들인 무기를 환불받아야 한다” 며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문가들 역시 중국이 구조장비나 노하우에 있어 러시아 보다 취약하고 사고 발생시 정부가 정보를 은폐할 가능성이 높아 훨씬 불행한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그동안 정교하지 못한 무기와 유지보수에 무심한 러시아 무기수출방식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싼 가격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무기 수입을 갑자기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러시아 이외의 수입원을 찾기 어려운 중국과는 달리 인도는 최근 유럽 등 다른 무기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이후 활기를 띨 것이 예상됐던 러시아의 무기수출이 이번 사고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가 주목된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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