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에 화재""추락해 폭발" 엇갈려/ 10m수심에 시신 모두 인양·블랙박스 회수걸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기가 23일 오후 8시 40분(현지시간) 바레인 수도 마나마 인근 해상에 추락, 승객 135명과 승무원 8명 등 143명이 숨졌다.
알둘 알 할리파 바레인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국영 TV방송국과의 회견에서, 사고로 숨진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사체를 모두 인양했으며 사고원인을 밝혀줄 비행기록장치(FDR)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5시25분께 카이로를 출발한 사고기는 목적지인 바레인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마나마 북쪽 해상 6㎞지점에 추락했다. 바레인 당국은 사고해역의 수심이 10㎙가 채 안돼 시신수습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마나마 기지를 둔 제5함대 소속 구축함 2척과 예인선, 헬리콥터 등 미 해군이 구조작업을 지원했다.
바레인 당국은 이날 사고 직후 이집트(63명), 바레인(34명), 사우디 아라비아(12명) 등 13개국의 승객 135명과 바레인, 이집트 등 7개국 승무원 8명 등 사망자 143명의 명단을 확인했다.
사고 희생자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집트인들은 고국에서 휴가를 보낸 후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에 있는 직장으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바레인 당국자는 사고직후 사고기가 공항 인근에서 하강하다 엔진 2개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 추락했다고 발표해 엔진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공항 관제사와 인근 주민등 사고 목격자들은 사고기의 엔진 소리가 이상하게 들렸으나 추락하기 전에 사고기에서 화염은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목격자들은 또 사고기가 매우 낮은 고도로 활주로 상공을 2차례나 선회하며 착륙을 시도했으며 3번째 선회중 갑자기 바다에 추락, 폭발했다고 말했다.
하마드 빈 이사 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모든 사고 희생자와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3일간의 국가 공식추도기간을 선포했다.
그는 신속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외국인 전문가를 포함한 ‘사고조사 특별위원회’구성을 지시했다. 바레인 당국자는 사고조사위원에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에어버스사도 사고조사를 위해 항공전문가들을 바레인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8년부터 생산, 전세계에 860대가 운항중인 A320기는 승객을 150명까지 태울 수 이는 중·단거리용 항공기로서 자동항법장치가 우수해 가장 조종하기 쉬우며 안전한 기종으로 평가받아왔다.
A320기는 1992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추락, 87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5차례의 사고를 당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걸프항공사는 바레인과 오만,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4개국 정부의 합작해 설립한 회사이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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