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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간배아복제 윤리문제 극복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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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간배아복제 윤리문제 극복길 있다

입력
200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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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는 인간배아 복제를 치료목적을 위해 허용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화상 등 퇴행성 질환 등의 치료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배아도 잠재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연구자료로 쓰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종교및 시민 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고 윤리적 논란을 전세계적으로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요즘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가히 혁명적이다. 질병이 없이 오래 살기 위한 인간의 욕구가 신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분명 노인성 치매, 당뇨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전기를 부여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비록 치료 목적에만 국한한다는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이를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위한 합리화로 보고 있다.

만약 배아의 이용이 합법화한다면 장기공여 및 치료를 목적으로 배아를 만들어 팔고, 태아도 상업적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영역으로 ‘생명윤리학(bio_ethnics)’이 선진국에서는 발전하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윤리적 문제제기로 인해 세계의 과학자들은 장기가 인간과 비슷한 동물 즉, 원숭이, 유인원, 돼지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시도했고 부분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이식거부 반응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에이즈 바이러스 등 병원체 감염으로 인한 치명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윤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필자는 답이 있다고 본다. 최근 국내외 여러 연구자들에 의하면 정상성인의 신체에도 배아세포처럼 장기나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간세포(幹細胞·stem cell)의 세포군이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다시말해 간장, 피부, 위장 등 자체적인 재생능력이 있는 장기조직에는 다 간세포군이 있어 장기가 상처를 입었을 때 정상적으로 조직을 재생시킨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목욕탕에서 때를 민다고 하자.

때는 죽은 세포인데 그럼에도 우리의 피부가 그대로 유지가 되는 것은 우리의 피부에도 피부의 재생과 관련한 간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들 몇몇 장기 뿐만 아니라 성인의 뇌를 포함한 거의 모든 신체 장기에 이러한 간세포군이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의 과학자들도 이러한 세포만을 각 장기에서 분리·동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심지어 성인의 장기조직의 일부로부터 간세포를 분리해 시험관에서 장기조직을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유방암에 걸린 여성에게서 암세포가 있는 한쪽 유방을 제거한 뒤 정상인 다른 한쪽의 유방으로부터 분리한 간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유방을 절제한 부위에 집어넣어주면 새 유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배아세포나 동물장기를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또 이식거부 반응 등 부작용도 극복할 수 있다.

자기 장기에서 세포를 꺼내 당사자가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초점은 윤리적 논란이나 조직이식 거부반응을 해결하기 위한 배아 간세포 연구가 아니라 장기조직의 간세포 연구에 모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병행해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생명공학이 파생하는 제반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조속히 이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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