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태상사 97년부도직전 수출자금 1,000억 빼돌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태상사 97년부도직전 수출자금 1,000억 빼돌려"

입력
2000.08.24 00:00
0 0

해태그룹 계열사인 해태상사 경영진이 1997년 회사가 부도나기 직전 해외 현지법인과의 허위 수출입 거래를 통해 1,000억원대의 자금을 불법 조성해 빼돌린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중이다.특히 국내 시중은행들은 해태상사의 허위 수출입 거래에 속아 거액의 수출자금을 지원했다가 떼였는데도 금융사고로 비화할 것을 우려, 이를 숨겨왔던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지검 외사부(김성준·金成準부장검사)는 23일 해태상사 김모 전 사장, 이모 전 재무본부장 등 전 경영진 5명을 소환 조사, 해태상사가 96-97년 위장 중계무역 수법 등을 통해 국내 시중은행들로부터 1,000억원대의 수출자금을 받아 빼돌린 사실을 확인, 이들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사기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당시 박건배(朴健培) 해태그룹 회장 등 그룹 오너가 이같은 행위를 지시했거나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해태상사는 96~97년 해태일본(HTJ) 등 6개 해외법인에 철강 등을 수출했다가 해외법인이 부도가 나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해외법인과 중계무역을 통해 컬러TV를 수출입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내 시중은행들로부터 수출대금을 제공받아 빼돌렸다.

검찰 관계자는 “해태상사는 해태일본 등으로부터 컬러TV 등을 수입한 뒤 이를 미국 해태법인(HGI) 등에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며 거래은행에 제출했다”며“이후 은행 신용장(L/C)을 개설, 1,000억원대의 수출자금을 받아 해태일본 등에 TV 수입대금으로 지불한 뒤 다시 이 돈을 철강 수출대금 명목으로 회수했다”고 말했다.

해태상사측은 이후 TV를 수입, 은행측에 대금을 지급해야 할 해외법인들이 자금사정 악화로 돈을 내지 못하자 다시 같은 방법으로 허위 수출입거래를 통해 국내은행들로부터 수출자금을 지원받아 대금을 변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함께 검찰은 해태상사측이 해외법인에 현물을 직접 수출한 뒤 수천만달러의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재계 24위였던 해태그룹은 97년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처리됐으며, 해태상사는 97년11월 법원에 화의를 신청, 지난 5월 화의개시결정을 받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