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내달부터 시작될 TV토론을 앞두고 각 주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집권 공약을 제시하는 등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11월 7일의 대선을 앞두고 주요 공약과 정책에 대한 양당의 입장을 이슈별로 몇차례 나눠 비교해본다.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한치의 양보없이 대립하고 있는 핫이슈는 외교·국방정책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들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계승하고 있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전향적 포용정책’이라는 이름아래 자유무역과 국제주의를 강조하되 유엔 등을 통한 국제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는 자유무역 등을 지지하되 힘에 바탕한 외교를 통해 미국만의 국익을 우선시한다. 부시 후보는 이를 위해 방위비를 증강해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총론적 기조때문에 군비통제와 분쟁지역에 대해 양당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핵확산방지를 위해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해왔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인도나 파키스탄 등 잠재적 핵보유국의 참여없이는 의미가 없다며 상원에서 인준을 부결시켰었다.
때문에 부시 후보도 당연히 이를 반대하고있다. 국제적인 논란이 되고있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추진에 대해서도 고어측은 필요성은 인정하되 구축과정에서 걸림돌이 되고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개정을 위해 러시아측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시측은 NMD는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해외주둔 미군과 동맹국들까지 보호하기위해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까지 추진해야한다며 러시아측이 반대할 경우 ABM협정의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반도 문제과 관련, 고어측은 포용정책을 기조로한 ‘페리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강에서도 이를 재차 강조하고 남북대화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부시측은 대북 경수로사업의 근간이 된 1994년 ‘제네바 핵기본합의’에 대해 북한측의 협박에 넘어가 엄청난 실리를 내준 외교적 실패사례라고 비난한다. 공화당은 이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중국 문제의 경우, 양당 모두 ‘하나의 중국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나 고어는 공화당이 추진중인 대만안보강화법에 대해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한다. 중동 문제에 대해서는 고어측은 중동평화가 정착되기전에는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부시측은 조기에 이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유엔평화유지군의 역할에 대해 민주당은 긍정적으로 보고 미군의 적극적 기여가 필요하다는 견해인 반면 공화당은 미국의 국익이 밀접히 관련되지 않은 지역에 평화유지군의 주력으로 미군을 파견하는 것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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