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내각 통할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세세한 내용까지 챙기기 보다는 큰 방향, 중요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그 해법을 내각이 경제, 외교안보, 사회, 인적자원개발 등 팀별로 찾도록 하는 것이다.이런 변화는 22일 오전 팀제 운영의 첫 케이스로 열린 경제정책 조정회의에서 잘 나타났다. 우선 형식, 스타일부터 변했다. 김대통령은 평소 회의에서는 정장차림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들어오자마자 양복 웃옷을 벗고 “장관들도 웃옷을 벗으라”면서 ‘와이셔츠 회의’를 주재했다.
내용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김대통령은 4가지 당면 현안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대안의 선택은 경제팀에 넘겼다. 김대통령은 “경제팀은 재경부장관을 팀장으로 해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협의하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내부 토론에서는 모든 아이디어가 제시돼 난상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단 결정되면 혼선없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20분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자리를 떴다. 이후 참석 장관들은 당면 현안의 해법을 정리하고 국정2기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격론은 없었지만 장관들이 자기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장관들은 “국정 2기에는 새로운 일을 벌이기 보다는 지금까지 발표한 개혁과제들을 마무리하고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두자”고 의견을 모았다.
결의와 다짐도 있었다. 팀장인 진 념 재경부장관은 “일관성, 팀워크가 중요하며 나는 이를 뒷받침할 응원단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장관들도 “현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단합하자”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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