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적인 미술운동’을 펼쳐온 서승원(59) 홍익대 교수가 25일부터 9월 7일까지 갤러리 현대에서 ‘동시성, 그 후기 시대의 표정’전을 연다. 10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서씨는 63년 홍익대 출신들로 이뤄진 전위미술운동 그룹 ‘오리진’ , 70년대 미술전문지 발간 등 이론 작업과 현대 미술운동을 병행한 그룹 ‘A.G’의 창립멤버로 활약한 현대미술 운동의 선구적 작가이다.
“과거 그림이 ‘공간의 확산’이었다면 이번에 보이는 그림은 ‘공간의 해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술대학장 재임 기간 중 전시회를 삼가해 왔다는 그는 이번에 60년대부터 일관되게 추구해온 자신의 주제 ‘동시성’을 다룬 작품들을 보여준다.
시간과 공간의 합일, 조화를 명제로 한 평면 추상화이지만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딱딱함, 날카로움이 사라지고 대신 따뜻함, 부드러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평론가 김복영씨는 ‘이지적 세계가 개방적, 감성적 세계로 변했다’고 평한다.
“‘기하학’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딱딱해요. 실제로 제 과거 그림은 각진 모서리에 찬 느낌을 강했지요. 이번에 전시되는 그림들은 모서리의 각이 없습니다. 색깔도 온화한 빛깔로 바뀌었지요. ”
대형 붓으로 아크릴릭 물감에 잔잔하고 해맑게 정제시킨 미회색, 청회색, 진노랑, 또는 연한 노란 등의 색면(色面)은 작가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은 저녁 노을빛’임을 실감케한다.
“한국의 얼, 아름다움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조선 백자의 흰색을 달빛에 비쳐본 적이 있습니까?” 그때 작가가 감지했던 흰색의 농도와 채도 차이가 그의 작품에 담겨 있다.
오랜만에 갖는 전시회답게 7X2㎙대작을 포함, 150호 그림이 40점이나 선보인다.
그는 78년 한국미술대상전(한국일보사 주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커미셔너,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약해 왔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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