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한탕주의’ 열풍이 심각한 수준이다. 각종 실물경기 지표가 몇년째 불안한 조정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사행산업의 매출은 매년 상상을 넘는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대표적 사행(射幸)산업인 경마와 경륜이 해를 거듭 할수록 폭발적인 매출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10월 폐광촌인 강원 정선군에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개장되고 경남 창원시에는 국내 두번째 경륜장이 조성된다.
또 내년부터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스코어를 알아 맞히는 스포츠 복표사업이 시작되고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는 경정(競艇)이라는 신종 베팅스포츠가 생겨날 예정이다.
더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 마저 세원확보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잇따라 사행산업 운영에 뛰어들고 있어 이같은 한탕주의 열풍을 사실상 앞장서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 248개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 97.1%로 1위를 차지한 과천시는 사실상 경마장이 살림살이를 대주고 있는 셈. 지난해 과천시는 지방세 2,500억원 중 경주·마권세로 86%인 2,150억원을 거둬들였다.
더구나 사행산업의 성장세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당장 세원확보가 아쉬운 정부나 지자체의 유치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실제로 과천 서울경마장은 지난해 매출액 3조1,800억여원에 총입장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5년간 매년 입장객 100만명, 매출액 4,000억원씩 늘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시행중인 경륜은 더욱 놀라운 성장세. 94년 매출액 16억원, 입장객 6만명에서 지난해 6,000억원, 340만명을 기록해 5년만에 매출액 375배, 입장객은 57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륜운영본부는 올해 매출액을 당초 8,000억원에서 지난해보다 50%나 증가한 9,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경실련 위평양(魏枰良·39)정책부실장은 “최근 경쟁적인 붐을 이루고있는 사행산업의 확산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사회전반을 투기장화함으로써 건전한 노동의 가치마저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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