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은행에서만 받는 거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보험사가 개인대출 시장에서 은행과 대적할만큼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뭉칫돈이 몰리면서 운용자금은 풍부해진 반면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대출 시장에 대해 집중 공략에 나선 것.
보험사들은 은행권에서 주로 판매해왔던 아파트담보 대출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물론, 보험을 담보로 한 약관대출,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등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아파트 담보대출
삼성생명은 6월 연 9.2%의 파격적인 금리로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면서 은행권과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삼성생명의 ‘스피드 아파트 담보대출’(02-1588-3114)은 1순위 대출(첫번째 근저당 설정)일 경우 금리를 0.1%포인트 할인해주고(기준금리 연 9.5%) 대출비율이 70% 이하일 경우 0.2%포인트를 추가로 할인해준다. 게다가 대출금액의 1% 가량이 드는 말소 및 설정비용도 전액 면제된다.
흥국생명과 신한생명이 유사한 상품을 내놓은데 이어 금호생명은 지난달 연 9.0%의 최저금리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키로 했다. 보험사의 아파트 담보대출은 연 10% 안팎에서 불과 1~2개월새 1%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아진 것. 이는 은행권 금리 연 9.5% 안팎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 약관 대출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자신이 가입한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약환급금의 일부를 싼 이자로 빌리는 상품. 보험사들은 은행과의 제휴를 통한 편리한 입출금, 대출금리 인하, 대출한도 확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계약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신한은행과 제휴해 고객카드를 발급,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전국의 모든 자동화기기(CD, ATM)를 통해 즉석에서 편리하게 대출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흥국생명도 조흥은행과 제휴를 맺고 약관대출과 원리금 상환 등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CD기를 이용한 인출 뿐만 아니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대출신청과 상환도 가능하다. 대한생명은 창구를 방문할 필요없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약관대출금이나 만기보험금 수령, 보험료 납입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장기보험 계약자들이 인터넷 쇼핑몰(www.idongbu.com)을 통해 대출을 신청할 경우 기존 대출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연 10~1%의 금리를 적용하고 인지세도 면제해준다.
■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보험사들은 할부금융사의 고유 영역이었던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시장에도 하나 둘씩 뛰어들고 있다.
대한생명은 5월부터 연 10.5%의 금리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63 마이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2개월여간 대출 실적이 50억원을 넘어서는 등 호조를 누리고 있다.
현대해상도 이달초부터 연 10.8%의 연동금리로 300만~3,000만원까지 5년간 자동차 구입자금을 빌려준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의 특성을 살려 고객들에게 여러가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라며 “보증이 없어 할부로 자동차 구입이 어려운 고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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