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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펼쳐진 동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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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펼쳐진 동포사랑

입력
2000.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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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의료 봉사단 - 중앙亞 사막서 핀 '허준의 인술'중앙아시아 사막에도 ‘허준’의 인술이 베풀어졌다.

한의사 12명 등으로 구성된 한방해외의료봉사단 17명은 국제협력단(KOICA) 지원으로 지난 9~18일 우즈베키스탄에서 무료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귀국했다. 낮기온이 섭씨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한의사들마다 땀투성이가 된 채 치료한 환자들은 단 열흘동안 무려 3,500여명.

우즈벡에서도 가장 오지인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누크스의 제1시립병원을 봉사현장으로 정한 박영근(朴榮根·42·전주 연세한의원 원장) 진료팀장은 “주민 대부분이 평생 병원에 가본 적이 없는 의료 불모지역인데다 해물 섭취가 어려운 탓에 갑상선질환과 관절염, 고혈압, 담·결석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놀라워 했다.

카레이스키 의료진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낙타를 타고 며칠씩 사막을 가로질러 온 이들이 연일 병원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수년전부터 왼쪽다리가 불편해 어렵사리 진료소를 찾은 한인1세대 김올가(73·여)씨는 “침 치료 3일만에 가뿐해졌다”며 기뻐했고, 갑상선질환으로 고생하던 알렉산더 카리모프(71)씨는 “평생 약 한번 못써봤는데 카레이스키 의사들이 100일분의 요드를 줬다”며 ‘스파시바(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의료진은 권기록(權奇祿·38·상지대 침구학)교수와 전경아(田京兒·35)씨 부부. 권교수가 한약재를 탄 약침을 놓으면 전씨는 환자의 아픈 부위를 지압해줬다. 김나타샤(45·여)씨는 “정성스런 진료로 한인임을 자랑스럽게 해주었다”며 권교수부부에게 집에서 재배한 초대형 딘야(메론)와 꽃한다발을 안겨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가져간 침 6,500쌈과 한약재 30여종 100박스 등 의약품을 모두 사용한 의료진은 현지인들의 간청에 따라 내년에도 다시 찾을 것을 약속했다.

◈ 청소년적십자 봉사단 - '고려인마을 건설' 한국청년 굵은 땀

한국의 젊은이들이 러시아 고려인 마을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대한적십자사의 청소년적십자(RCY) 해외봉사단(단장 김태욱·金泰旭·대구미래대 인터넷마켓팅과교수) 39명은 2일부터 19일까지 러시아 연해주 미하일로프까현의 고려인마을 ‘우정마을’건설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미하일로프까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농촌마을. RCY의 주택건설봉사는 연해주 36만 3,000평의 부지에 10년간 1,000호 규모의 고려인집단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대한주택사업협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병원, 학교, 약국 등을 갖춘‘우정마을’이 완공되면 라즈돌노이예, 노보네

지노, 크레모워 등 연해주 6개 촌락에 흩어져 힘겹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3만4,000명 고려인들의 정주(定住)터전으로 쓰이게 된다.

학생 35명 지도교사 4명으로 구성된 RCY 봉사단은 9월28일까지 예정된 주택 38호 건설공정에 참여해 콘크리트 혼합, 땅파기, 시멘트다지기, 석고작업, 벽돌쌓기 등의 주택건설 기초작업을 했다. 봉사단의 절반인 18명이 여학생이지만 이들의 열성에 현지 숙련공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적십자 봉사활동 경력 5년째로 해외봉사활동은 처음이라는 학생대표 김천복(金天福·26·오산대 사회체육학과)씨는“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대낮에는 섭씨 38도까지 올라가는 불볕더위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면서도 “반세기 넘게 유랑하며 고생한 동포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해주정부가 제공한 군대의 옛 관사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들은 “겨울엔 영하 40도의 추위에 벽이 얼고 수돗물이 안나온다”며 “우정마을이 건설되면 집앞 텃밭에 농사도 지으며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RCY봉사대는 주택건설과 함께 인근 고려인 마을, 양로원과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태권도, 부채춤, 춘향전, 수화공연을 선보인 뒤 23일 귀국한다.

강 훈 기자

hoony@hk.co.kr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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