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0일 KBS 1TV에 출연, “남북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장소로 강원도 철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측이 요구하는 판문점이나 북측이 선호하는 금강산 대신에 제3의 장소로 철원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철원은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그러나 북측이 1985년 남북 적십자회담 때 철원에 면회소를 두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어, 최근의 남북 화해 기류를 볼 때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철원 면회소의 경우 비무장지대의 일부를 헐어 만남의 장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도로 개설과 면회소 건물신축 등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드는 문제점이 있다. 더욱이 면회소 설치 문제는 장기 과제가 아니라 다음달 초 남북 적십자 회담에서 가시화할 긴급 현안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가 공업단지 조성계획을 밝힌 개성지역 면회소 설치 방안도 도로개설 등에 최소한 1년이 걸려 그 가능성이 낮다.
정부는 면회소 조기설치에 주력하되 장소 문제는 융통성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교통이 좋고 ‘자유의 집’등 면회소 목적으로 지은 건물이 있는 판문점을 최적지로 꼽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판문점을 꺼리고 있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최근 방북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열강 각축의 상징인 판문점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 했다.
정부 관계자는 “면회소 설치는 일단 금강산이 가장 유력하다”며 “우선 금강산에 설치하고 철원과 개성, 나진·선봉 등에 단계적으로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