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과 한나라당은 18일 이회창 총재의 방북초청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 설전을 벌였다.한나라당은 이날 이총재의 방북 초청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이회창 흔들기’로 파악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이총재의 방북초청을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덮어 씌우기’라며 극도로 불쾌해 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은 하순봉 부총재가 17일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을 만났다는 것과 이 자리서 박장관이 “북한측에 이총재의 방북 초청을 권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이총재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는 것.
한나라당은 정부측이 이를 놓고 “통보 했다”고 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차 한잔 마시자”고 해서 나갔고, 문건을 내놓으며 “(방북 초청과 관련) 요지를 정리해 왔다”고 설명했다는 것. 또 진정으로 ‘통보’하려했다면 비서실장 또는 대변인의 공식 라인을 통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북 초청 권유를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그런 일이 없다”(하부총재)고 펄쩍 뛴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총재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북한과 이총재의 방북을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논란의 증폭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했다.“본질이 아닌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소모전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특히 야당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감동적 국면을 우리가 스스로 흐트러뜨릴 이유가 있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학계 인사들의 질문에 원론적으로 답한 내용으로 보면 된다”면서 “야당이 민감해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의 요청이 있었고, 박문화부장관이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총재 방북초청 의사를 전했으며 그 결과를 야당에 통보했다는 ‘사실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했다.
한 관계자는 “속얘기를 다할 수도 없고...”라며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이 통보받은 적도 없다고 했으나 하순봉 부총재가 박장관을 만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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