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승무원 구조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원이 가속화하고 있으나 승무원 생존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러시아 해군의 구조작업이 사흘째 실패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6일 외국의 지원을 받아들일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 쿠르스크호 구조를 위한 국제 작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의 구조용 잠수정 'LR5’는 러시아 수송기편으로 노르웨이 중서부의 항구도시 트론헤임으로 수송됐다.
이 잠수정은 17일 오후 이동용 의료장비 등과 함께 선박에 실려 사고 해역으로 떠날 예정이나 현장까지는 60시간 정도가 소요돼 이르면 19일에나 구조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도 심해 잠수인력과 잠수정을 파견키로 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러시아와 구조작업을 협의중이다.
승무원 생존 논란 러시아 해군은 이날 쿠르스크호 승무원들이 구조대에게 음향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들은 "사고해역 인근에 머물고 있는 잠수함이 쿠르스크호 승무원들이 만들어 낸 음향을 수신했다”면서 이는 승무원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기관들은 쿠르스크호에 생존자가 있다는 징후를 탐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 정보관리가 이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우리는 생존자가 있기를 바라지만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생존자의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 생존자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며 러시아측이 우리보다 더욱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쿠르스크호내 산소가 18일께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던 러시아 해군은 25일까지는 남아있을 것이라고 정정했다.
구조장비 러시아 해군은 처음에 '프리즈’로 불리는 소형 구조정을 내려보내 잠수함 화물칸에 붙인뒤 해치를 열고 한번에 9명씩 승무원을 구조하려 했으나 거센 조류에 밀려 실패했다.
이후 프리즈에 비해 크고 한번에 20명씩 실어나를 수 있는 50톤급 유인잠수정 '베스테르’가 투입돼 작전중이다.
잠수정외에 다이빙 장비 '콜로콜치크’를 바다밑에 내려보내 쿠르스크호 승무원들이 개별적으로 잠수함을 탈출한 뒤 여기로 찾아오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쿠르스크호가 가라앉아 있는 곳이 해저 100㎙나 돼 수압이 인체에 치명적일 정도로 높고, 시계도 나빠 시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급파한 'LR5’는 길이 10㎙, 높이3㎙ 크기의 잠수정으로 정교한 카메라와 절삭기, 그라인더 등을 장착하고 있어 해저 구조작업에 가장 적합하다.
'수중 헬리콥터’로 불리는 이 잠수정은 지난 6월 발트해에서 진행된 스웨덴 해군과의 합동 구조작업에서 사흘동안 70명을 무사히 구해낸 바 있다.
이밖에 부표를 쿠르스크호 동체에 붙여 구조작업이 가능한 높이까지 끌어올린뒤 작업을 벌일 수도 있으나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은 한번에 24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심해잠수구조정 2척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고해역에 도착하려면 1주일 이상이 걸려 실효성이 없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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