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가, 평론가인 김윤식(金允植·64)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100권째 저서를 냈다.1998년부터 2년간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한 소설 월평(月評)을 모은 '초록빛 거짓말, 우리 소설의 정체’(문학사상사 발행).
저서 100권은 우리 현대문학사에서뿐 아니라 다른 분야를 보더라도 초유의 기록일 것이다.
사실 그의 저서는 100권을 훨씬 넘는다. 그는 "순수 창작 저술은 100권이 못된다”고 겸양했지만 편저와 번역, 공역서를 합하면 그 수는 본인도 정확히 모른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 소장된 그의 이름으로 된 책이 120권이 넘는다.
김교수의 작업은 크게 한국 근현대 문예비평사 연구와, 소설 현장비평의 두 줄기로 나뉜다.
그의 첫 저서 '한국 근대문예비평사 연구’(1973)는 우리 문학에서 비평사 연구의 첫 장을 연 기념비적 저서로 아직도 후학들에게는 '넘기 힘든 큰 산’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당시의 분위기상 거론조차 힘들었던 카프(KAPF) 문인과 월북작가들을 실명으로 다루며 1920년대 이후 해방 직전까지의 비평사를 정리했다.
비슷한 시기에 그의 문학 월평이 시작됐다.
김교수는 "아직도 월평 나부랭이나 쓰고 있냐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월평이 진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설가들이 아무리 열심히 쓰더라도 누군가 읽어야 한다. 읽고 그 표시를 해서 그들을 칭찬하고 고무하고, 작품에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김교수는
"작가들이야말로 내 은사이다. 인간과 세계를 알고 싶은 내게 살아가는 길을 소설이 가르쳐준다”며 소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시했다.
김교수는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면 나는 공동묘지(서재)에서 시체(책) 지키는 사람에 불과하다”며 "사람이 아닌 책과 사귀어온 인생이 잘못됐다는 생각도 들지만, 남보다 좀 부지런하게 열심히 소설을 읽었다고는 자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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